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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송강문학관'을 가다

해월 2019.05.16 조회 수 167 추천 수 0

'송강문학관'을 가다

 

오늘은 아침 햇살이 눈부시다. 자연 바람도 그야말로 청량하다. 집 밖 소공원 그늘 아래 벤치에 앉아 휴대폰을 잠시 본다. 서핑 중에 웬 블로거가 2016년에 작성한 글이 눈에 띈다. '송강문학관을 가다'. 물론 교통편도 친절하게 소개된 상황.

 

송강(松江)은 정철(鄭澈,1536~1593)의 호. 정철은 두말할 나위 없이, 조선 중기 가사 문학을 대표하는 문인, 정치가로 유명한 인물. 고등학교 때부터 익히 배웠던 터라, 여기서는 따로 소개하지 않는다. 큰 기대와 함께 카메라를 챙겨 들고 발길을 옮겼다.

 

삼송역 5번 출구에서 76번 버스편을 기다렸다. 한참을 기다려도 버스가 오지 않는다. 지척의 아주머니에게 이유를 물어보자, 아주 친절하고 자상하게 "에, 그건 30분에 1대꼴이에요."라고 설명한다.
짜증이 밀려올 차에 버스가 도착한다. 곧바로 올라타면서 기사님에게 물었다.


"이거 송강마을의 송강문학관 가죠?"
"네? 송강문학관은 모르겠고, 송강마을은 가욧!"
'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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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이십여 분, 차창 너머로 농촌 풍경이 필름 감기듯 지나간다. 이윽고 도착하자, 발을 내디뎠다. 약간 이상했지만, 기분은 들떠 있었다. 이정표가 보이자, 마음은 저 하늘의 구름 위로 둥실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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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대로변에 송강 정철의 가사, '훈민가'의 시비가 보인다. 이 훈민가는 송강 정철이 선조 때 백성들을 교화시키기 위해 작성한 것.

 

훈민가를 읽어 본 뒤, 송강문학관으로 향했다. 좌로는 갈비집, 우로는 여염집을 둔 골목길이 이어진다. 갑자기 오른쪽에 웬 낯선 광경이 눈에 들어온다. 낡은 가옥 내 잡초가 우거진 곳에 '송강 마을과 정철'이라는 팻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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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지도 몇 년 돼 보인다. 눈이 의심스러워 다시 팻말을 본다. 의심을 거두려 좀 더 안쪽으로 가 봤다. '아니, 여기가 송강문학관? 이럴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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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중기를 대표하는 정치가이자, 가사문학의 대가인 송강의 문학관이 이래서야~
실망과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지친 발길을 옮길 수밖에 없었다.

 

버스 정류장으로 가며 뭔가 사연이 있을 법해 길가의 가게로 불쑥 들어섰다. 나이 지긋한 주인장이 앉아 있었다. 음료수 하나를 계산하고, 주인장의 눈을 보며 물었다.

"블로그에서 본 송강문학관을 보려고 왔는데, 어쩌다 저리 됐죠? 사장님."

주인장은 나의 눈을 살피다가 회상하듯 말한다.
"몇 년 됐지, 아마? 참, 한마디로 말하긴 어렵지. 고양신문 기자 출신 이은만 씨가 처음에 애를 많이 썼는데 말이야. 그것도 처음엔 다 쓰러져 가는 제실이었지."

주인장은 기억을 더듬어 말을 다시 잇는다.
"처음엔 지원을 받아 시작했지. 제실을 기와집으로 세우고, 그것도 그 양반이 다 한 거야. 근데 유지가 쉽진 않았지."
"개인이 재원을 다 대기가 어려웠나 보네요."
"그거 유지하려고 그 양반이 식당까지 했거든. 정치권이나 나서면 모를까, 여기가 송강의 고향도 아니고. 의기 강아와 이야기가 유명하지. 암튼 어디서 왔나? 멀리서 온 것처럼 보이는데, 실망이 컸겠네."
"서울에서 왔어요. 정말 실망이 컸어요. 여기서 버스 타려면 어디로 가야 해요?"

주인장이 시계를 보더니, 지금쯤 왔을 거라면서 저쪽으로 빨리 가보라고 말한다. 마침, 버스가 종점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곳을 뒤로 하면서 그분의 '아름다운 헌신'과 함께 사자성어가 떠올랐다.
"모사재인, 성사재천(謀事在人成事在天)"

 

- 후기 -

지금은 수풀로 우거져 의기 강아의 묘소로 가는 길조차 찾아볼 수 없다. 의기에 대한 후세인들의 태도가 도저히 문화인이라고 볼 수 없다. 여기에 그 유명한 송강 정철과 의기 강아의 시를 적어 본다.

 

- Profile -

義妓 강아()

본명 : 진옥(玉)

태생 : 호남

생존 연대 : 조선 중기(?~?)

기록상 신분 : 송강첩()

 

자미화 예찬시

 

봄빛 가득한 동산에 자미화 곱게 펴

그 예쁜 얼굴은 옥비녀보다 곱다

망루에 올라 장안을 바라보지 마라

거리에 가득한 사람이 모두 네 고움을 사랑하네.

                                               _ 송강 정철

 

송강 별리시

 

오늘 밤도 이별하는 사람이 참으로 많다

슬프다, 밝은 달빛만 물위에 지네

애닯다, 이 밤을 그대는 어디서 자오

나그네 창가엔 외로운 기러기 울음뿐이네.

                                               _ 의기 강아

 

참고로 1년 전의 송강문학관의 운치 있는 모습.

https://www.ggtour.or.kr/story/travel.php?tmenu=&smenu=&stitle=&tsort=1&msort=8&board_code=5&board=5&s_category_name=&key=&no=40086&mode=detail&page=10&s_tag=&s_admin_no=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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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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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삶
2019.05.20

많이 아쉬우셨겠네요. 현실에 떠밀려간 모습이 안타까운... 지자체 차원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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